글쓴이 주: <여자 앞길 막는 사회>의 이번 편은 가상 인물 ‘수현’의 이야기를 따라간 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팩트를 짚어봅니다. 수현은 로봇공학과를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비교적 안정적이고 연봉도 나쁘지 않았다. 업무도 숙달되었고 사람들과도 적당히 잘 지냈다. 그렇지만 이직을 생각하면 내세울 만한 기술이란 건 없었다. 개발팀, 영업팀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거래처를 관리하는 게 주된 업무였기 때문에 수현이 쌓아온 기술이라고 해봤자 지금 회사에 특화된 지식이었다. 학부 전공이 취업할 때 도움이 된 건 분명하지만, 전공 지식을 활용할 일은 많지 않았고 점점 공학과 멀어졌다. 매니저로서의 기술을 떠올려봐도 전문적인 수준이라 하기 어려웠다. 이 회사를 나가면 쓸모없어질 경력은 아닌지...
몸을 기울여 기회에 달려들라는 <린인Lean In> 1 은 여성이 커리어를 추구할 때 마주하는 장벽과 그 원인,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전 세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저자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는 여성이 내면의 편견, 죄책감, 수동성 때문에 기회 앞에서 주춤거린다며 그들에게 당당히 테이블에 앉고, 위험을 감수하고, 목표를 추구하라고 말한다. 성공하려는 의지를 갖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감과 적극적인 열정으로 힘을 기르면 결혼 후에도 부조리한 문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성들을 북돋는다. 그런데 정말 ‘린인’ 하기만 하면 다 괜찮을 수 있을까?...